선우영상

지속적인, "재미와 의미와 열정"에 대해. 본문

선우영상

지속적인, "재미와 의미와 열정"에 대해.

NoplanB. 2017. 6. 18. 23:51

내가 지금 하고자 하는 일은 재미를 추구하는 일일까요?

아니면 의미를 찾는 일인 것일까요?

 

 

 

이 질문은 제 친한 친구가 저에게 해 준 이야기 입니다.

재미만을 쫓으면 나중에는 일이 공허해 질 수 있고,

의미만을 추구 하면 힘이 들고 버겁다구요.

그리고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사람들은 모두

의미를 추구하는 일에 재미를 느낀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이 말을 듣고 저는 어떤 상태에 놓여있는지 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나는 지금 어떤 상태에 놓여있는 걸까?

내가 지금 하려는 '영화를, 영상을 만드려는 일'은 어디에 속할까?

 

 

 

 

저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하고 싶고 꾸준히 잘. 해온 일이 '연기를 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먼저 영상을 만드는 일 보다는 연기를 대했던 저의 자세를 분석해 보기로 했습니다.

 

 

일단 저는 연기를 하면서 너무 행복했고, 또 즐겁게 오래오래 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지금도 연기를 하라고 하면 어떤 괴로움이 있어도 할 만큼 지금도 연기를 사랑하고 있고

연기를 했던 열정과 노력과 자세는 최고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만큼만이라도 영상을 만들고 싶은 것 같아요.

 

 

저는 연기가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너무너무 재미있고 즐거웠죠.

즐겁고 또 좋았기 때문에 그 이후, 연기를 하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연기의 재미나 즐거움만을 쫓았던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힘든일이 있어도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잘 버텼던 것 같기도 해요.

 

 

너무 재밌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의미부여를 하며 즐거워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반면 영상은,

처음에는 우연한 기회로 아무생각없이 시작했습니다만,

나중에 재미를 느끼게 되었고, 그 이후에 재미를 더욱 더 찾기 위해 의미부여를 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온전히 재미를 느끼기 전에,

너무 큰 의미부여를 한 것 때문에 조금만 일이 어려워도 부담스럽고

조금만 벽에 부딪혀도 힘들 때가 많은 것 같기도 합니다.

 

 

...........

 

 

차이를 잘 못느끼실 수도 있지만,

재미있어서, 재미를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과

재미를 더욱 더 느끼고 싶기 때문에 의미부여를 하는 것은

조금 다르니까요.

 

 

연기 그 자체에 대한 온전한 재미를 느꼈던 반면

솔직히 말씀드리면, 영상제작 그 자체에 대한 온전한 재미는 연기에 대해 느끼는 것보다는 약한 것 같아요

영상을 잘 만들고 싶다는 욕심에 재미를 느끼고 싶어 과다한 의미부여를 하는 것은 아닌가하고 반성이 됩니다.

 

 

내 마음을 온전히 들여다 본 것은 아니구나.

그래서 내가 조그마한 일에도 그렇게 힘들었나 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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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태에서 제가 영화제작을 밀어부친다면 정말로 힘이 들 때 무너질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에 영상 자체에 더 온전하게 재미를 느끼는 것이 중요하겠구나.

재미를 완벽하게 찾지 않으면 조금은 위험한 작업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영화를 영상을 만들기 위해 영상을 찍는게 아니라

영상을 찍고 편집하는 그 행위 자체가 즐거워야 하는건데,

아직 조금은 부족한 게 아닌가 해서 그것에 대한 탐구를 좀 더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는 의미있는 일에 재미를 느끼는 훌륭한 사람은 못 되니까요.

그저 재미있는 일에 의미부여를 해서 꾸준히 하고 싶을 뿐인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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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읽은 글 중에

열정은 강도가 아닌 지속성이라고 하는 말이 기억이 납니다.

무언가에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 열정을 가진 정도의 세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그것을 하고 있느냐로 보여진다는 겁니다.

열정이란, 그 사람이 그 일에 투자한 시간을 말한다는 것이죠.

 

 

제가 영상작업을 과연 열정적으로 지속적으로 해낼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해 봅니다. 답답한 마음이 드는 밤입니다.

지속적으로 잘 할 수는 있으려면 먼저 재미를 더 느껴야 할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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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편집 프로그램을 능수능란하게 다룰 줄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연기도 선생님이 있었고, 배움을 통해서 내 것을 발견해 내듯이

기본을 먼저 배우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편집 프로그램을 독학이 아닌 학원에가서 배워야 겠어요.

 

 

사실 편집도 촬영도 전문스태프님들께 맡기면 되는건데,

금전적인 여력이 없다보니, 자급자족을 해야해서 혼자서 다 해내지 않으면 안되는게 현실이니까요.

그러다 보니 벽에 부딪히는 부분도 많고 쉽게 좌절이 되기도 합니다.

혼자 해내야 할 일들이 너무 많기 때문인거죠.

 

 

연극으로 치자면, 뭐랄까.

연출을 하는데 혼자 연기하고 혼자 컨셉을 잡고 혼자 글을 쓰고,

혼자 무대를 만들고 소품을 구하고 극장을 구하고 혼자 관객을 모으는 것과 같다고 할까요?

 

 

써놓고 보니 정말 힘든일이라는 생각이 들고

제가 이렇게 힘든 것도 당연한 일이겠다라는 생각에 위로가 좀 되네요

 

당장 학원을 알아봐야겠습니다.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더 열심히 살고 싶습니다.

재미있고 또 의미있는 일을 하면서요.

 

 

우울하지만, 힘낼게요.

지켜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