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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꿈의 간극은 어느정도 일까요?

NoplanB. 2017. 6. 8. 23:58

늘은 하루종일 우울했던 날입니다.

저 스스로 사업을 하기엔 너무 부족한 사람이라고 느껴졌기 때문이죠.

 

 

............

 

 

 

 

실은,

모든 예술가들이 다 금전과 동떨어진 삶을 살아갑니다만,

특히나 연극을 하기 위해선 현실을 잊을 수 있을 만한 강력한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많은 후배들이 연기를 하기 위해서 극단에 들어오지만,

전에 말씀드렸다 시피, 한 분야에서 어느정도 깨달음을 얻으려면 그에 따른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현실적인 문제로. 쉽게 말해 먹고 살아가야 하는 문제로

대부분의 배우지망생들은 극단생활을 그만 두고 맙니다.

 

 

연극을 하면, 아르바이트를 할 시간 조차 없을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정상적인 삶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많구요.

오로지 연기만을 위해서 인내하고 기다려야 합니다.

 

 

물론 아르바이트를 하며 연극을 하는 강한 정신력의 소유자들도 물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생활을 20년 넘게 해오고 계시는 대단하신 분들도 대학로에는 많이 있구요.

다 저보다 선배님들 이시지만요.

 

 

 

 

 

어쩌다 보니 대학로 이야기를 하게 됐습니다만,

현실을 인지하는 감각이 너무 뛰어나면, 배우를 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대학로 배우들의 대부분은 현실감각이 보통 사람보다는 떨어집니다.

어찌보면 환상속에 사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해야 좋을 것 같네요.

 

 

아무튼,

그래서 저도 20년이 넘는 시간들을 그렇게 살아와서 그런지는 몰라도

현실감각이 매우 부족합니다.

 

 

현실감각...

재산을 리하는 능력이라고 표현해야 더 맞는 표현이겠죠?

안정적인 삶, 기본적인 생활을 위해 돈을 벌고 저축하고 쓰는 행위. 재정활동?

이런 것들이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부족한 것을 알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입니다만,

이게 연기도 마찬가지 이지만, 문제를 알고 있다 해서 한 순간에 잘 하게 되지는 않은 것 같아요.

현실감각이 떨어지는 것 또한 가족들이나 친한 일반 친구들에게 들은 얘기니까요.

 

 

 

 

 

이런 제가.

사업을?... 과연? 할 수 있을까?

겁도 나고 무섭습니다. 몇 천만원 몇 억이 되는 돈들을 잘 관리 할 수 있을까요?

 

 

 

 

 

어릴 때, 멀리서 무대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을 보면

내가 하면 저 사람보다는 무조건 잘 할 수 있을거라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자신감은 어떻게 해야 잘 할 수 있을지가 보였기 때문에 생겼던 것 같기도 합니다.

 

 

저렇게 움직이니까 감정이 전달이 안 되는 거야.

거기선 움직이지 말고 얘기를 들었어야 했어.

이런식으로 나만의 답안지가 머릿속에 그려졌기 때문이죠.

 

 

하지만,

사업을 하는 친구들이나 동생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지,

나도 저렇게 잘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은 잘 안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업에 실패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어떻게 해야 성공했을 거라는

그 어떤 답안지도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

 

 

 

 

사업을 연기에 비유해서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과연 맞는 방법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인생은 모든 것들이 '연기'를 배우는 과정과 닮아있는 것 같더라구요.

 

 

사업에 대한 불안과 초조함. 그리고 자신감이 반복되는 지금의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배우도 인물을 분석하거나 연습하는 과정에서 끊임없는 감정기복을 겪거든요.

오늘은 뭔가 잘 해낸 것만 같고 내가 만든 인물과 연기에 확신을 가지다가

다음날은 지금까지 해 왔던 것들이 다 잘못된 것만 같고,

과연 내가 이 인물을 제대로 표현 해 낼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저를 아끼는 한 연극 연출님께서는 제가 배우이기 때문에

모든 것들을 연기와 연관지어 생각하는 거라고 하셨습니다.

일본의 유명한 야구선수는 인생은 야구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 사람 이름이 뭐라더라....

아... 흠... 뭐였지?

 

 

음.. 실은 제가 사람이름을 외우거나 감동깊게 들은 이야기도

꼭 이야기의 핵심이 되는 사람 이름과 지명 나라이름 같은 걸 기억을 잘 못하거든요.

그래서 구글에 '인생은 야구다 일본선수'로 검색을 했더니 아무것도 안나와서

"人生は野球だ。"로 검색을 했더니 나가시마 시게오라는 야구선수라고 알려주네요. ㅋㅋ

 

 

참 다행입니다.

 

 

저같은 사람은 인터넷이 없던 옛날에 태어났다면 사람들이랑 대화할 때

계속 "그...저 있잖아.. 그 말은 누가 했지? 음.. " 거리며 버벅댔겠죠.

 

 

 

 

 

 

아무튼.

누가 뭐라고 해도 뼛속까지 저는 배우인 걸까요? 

하긴 20년 넘게 배우로만 살아왔으니 그럴 법도 합니다.

 

 

사업가로 마인드를 바꾸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영상을 만드는 감독으로 마인드를 바꿔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지금까지 내가 해 왔던 배우마인드의 강점을 살린 영상연출, 사업가가 되고 싶습니다.

남들이 비현실적이라고 다 비웃는다 하더라도요.

 

 

나가시마 시게오를 위키백과에 치면 그의 일대기가 나옵니다.

그 중에 중학생 시절 담임선생님은 장래희망을 프로 야구선수라고 쓴 친구들에게

좀 더 장래에 대해 현실적으로 생각하라며 책상위에 정좌를 시킨 적이 있다고 합니다.

나가시마 시게오가 일본 프로야구계의 명장이 될지 몰랐던 거죠.

 

 

 

사람의 미래는 그 사람 본인 조차도 모릅니다.

1분 1초의 앞날도요.

오직 하나님만 아실 뿐, 인간은 알 수 없습니다.

 

 

어차피 모르는 미래니까.

그리고 잘 될지도 모르는 거니깐.

그러니까 뜻이 있다면 도전해 봐야 하는거라고

 

그렇게 다짐해 봅니다.

 

 

 

 

:)

 

 

 

나가시마 시게오의 나머지 일대기를 좀 읽고 자야 할 것 같습니다.

왠지 더 힘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내일은 좀 더 밝은 모습으로 찾아뵐게요. 감사합니다.